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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가르기와 가격 통제, 세금…‘대네수엘라’ 부동산 대책, 사회 양극화 심화, 문정부의 23번째 대책, 또 곧 24번째 대책이 나오겠지

시사窓

by dobioi 2020. 8. 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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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양극화 현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전 세대에는 강남에 살지, 강북에 살지 선택의 여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선택이 없는 세대라 기존 세대가 대출 규제만 한다면 벌어놓은 돈이 없는 서민, 사회 초년생은 아무것도 꿈도 꾸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다.

기존 세대, 문정부가 남겨준 거라곤 월세 세상을 물려준 거라면, 문정부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자기들은 강남에 몇채씩 아파트를 갖고 있고, 세종에도 있고, 여기 저기에 다 가지고 있어서 대출이 필요없으니 아무런 걱정이 없겠지만, 이제 사회생활 시작해서 연봉, 월급 얼마되지 않는데, 언제 집을 장만하며, 어떻게 월세내고 돈을 모을 수 있겠냐는 이야기다.

이걸 문정부는 모른단 말인가?
벼룩 잡으려다 초가산간 다 태우게 생겼다.

성인지감수성도 없더니, 공감 능력 자체가 없는 것인가?


안타까운 건 대체될만한 정당이 있는가, 또는 대안이 있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걱정 하게 된다는 것이다.
세월호를 지나고, 탄핵을 지나고, 사회가 변하고, 코로나가 오고, 심각한 불경기가 불어닥쳐서 사회는 양극화가 극대화되고 있는데도...
그걸 보듬고, 함께 울어주고, 손을 잡아주는 곳은 없지 않은가?
오히려, 없는 분들에게, 왜 없냐고? 뭐했냐고? 타박만 하는 세상이 되지 않았나?

정말 서민을 이해할 만한 위인은 정부에, 정당에, 잘난 정치인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안타까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간혹 푸념처럼 말할 수 밖에 없다.
허공에다 대고...

 

 

[이정재의 퍼스펙티브] 편 가르기와 가격 통제, 세금…‘대네수엘라’ 부동산 대책

중앙일보 2020.08.06 00:35

스물세 번의 주택 정치

이정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지난달 ‘나라가 니꺼냐’ 실검 운동이 벌어질 즈음, 난데없이 대한민국에 베네수엘라가 소환됐다. 시작은 한 경제신문의 기사였다. "차베스 ‘다주택 안 팔면 강제 수용’…투기 막게 공정가격 매겨”라는 14년 전 기사가 SNS상에서 빠르게 퍼졌다. 기사는 2006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국영 TV에 나와  
 
"(베네수엘라의 수도인) 카라카스에 다섯 채의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이 처분을 거부할 경우, 정부는 공공 이익을 위해 이를 수용하고 소유주에게는 공정가격으로 보상해줄 수 있다고 했다”고 적고 있다. 당시 “베네수엘라 부동산 가격은 극심한 공급 부족 속에 지난해 35% 급등하는 등 사회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했다. 필자에게 이 기사를 전달한 전 경제부처 고위관료는 “21번이나 대책을 내놓고도 실패한 정부가 22번째도 여전히 ‘세금과 규제를 통해 집값을 잡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상황이 어쩌면 이렇게 14년 전 베네수엘라와 똑같을까요”라며 한숨을 쉬었다.

SNS 달군 7년 전 베네수엘라 보고서
가격 통제와 임대인 규제 강화했더니
집값 급등하고 임대 주택 자취 감춰
‘착한 정책의 역설’ 빈곤층이 더 피해

과연 그런가. 필자는 사실 확인을 위해 베네수엘라 부동산 관련 자료를 찾아봤다. 그즈음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서 베네수엘라가 집중 재조명됐다.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로 꼽히는 네이버의 ‘부동산스터디’ 카페에는 7년 전 베네수엘라의 부동산 정책을 분석한 보고서가 소환했다. 한·베네수엘라 경제협력센터가 2013년 발행한 ‘자가 주택 소유 점점 어려워져’란 제목의 A4용지 3페이지짜리 간략한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2000년대 베네수엘라의 부동산 정책과 시장 실패를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2003년부터 9년간 1987년 이전 건설된 주택의 임대료를 동결했다. 2011년엔 정부 기관의 허가를 얻은 경우에만 건설회사가 분양이나 매매가 가능하도록 한 ‘부동산사기방지법’과 임차인이 새 주택을 얻을 때까지 집주인이 퇴거를 강요할 수 없도록 한 ‘임의적퇴거방지법’이 발효됐다. 또 주택 분양 때 물가지수 반영을 금지해 분양가를 사실상 동결하거나 통제했으며 임대감독국이 주택의 임대료와 매매가격을 측정해 임대료를 산정하도록 했다.
 

그래픽=최종윤

카페에선 베네수엘라의 임대료 동결은 현 정부·여당의 전·월세 상한제며, 임의적퇴거금지법은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분양가 통제는 분양가상한제와 꼭 닮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여당 의원이 발의한 ‘표준임대료’는 베네수엘라 임대감독국의 임대료 산정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반(反)시장 정책이 한꺼번에 쏟아진 베네수엘라의 주택 시장은 어떻게 됐을까. 보고서는 2013년 현재 “매달 부동산 가격이 16%씩 오르고 있다”고 적고 있다. 공급이 줄면서 2012년 주택 임대율은 10년 전보다 95% 줄었다. 주택의 약 30%를 차지했던 임대용 주택은 3%로 줄었다. 보고서는 “베네수엘라 정부는 사회주의적 사상을 가지고 극빈층을 돕고자 이런 정책을 실현했지만 오히려 주택 임대가 단절되면서 주택을 매입할 여건이 되지 않는 빈곤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고 결론지었다. 이른바 ‘착한 정책의 역설’이다. 요즘 한국에는 반면교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더 센 대책, 더 베네수엘라 닮은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다주택자를 겨냥 “범죄자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불렀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집 안 팔면 인사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고, 청와대와 정부도 2급 이상 다주택 공직자에게 인사 불이익을 경고했다. 여당에선 아예 ‘1가구 1주택’을 법으로 정하자는 ‘부동산 민주화’ 주장까지 나온다. 정권 초부터 여당 대표와 청와대 수석비서관 입을 통해 불쑥불쑥 튀어나오던 토지공개념과 주택 매매허가제는 어느새 놀랍지도 않은 얘기가 됐다.
 
그렇다고 과연 한국이 베네수엘라처럼 될까. 물론 현재로썬 ‘그렇지 않다’란 예상이 우세하다. 물 많고 더운 나라엔 수상가옥이, 돌 많고 바람 많은 나라엔 석조 주택이 발달한 것처럼 한 나라의 주택 정책은 그 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는 물론 지리·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 이를 ‘경로 의존적’이라고 하는데 베네수엘라와 한국의 주택 시장은 아예 경로 자체가 다르다.
 
김영식 전 코트라 카라카스무역관장은 “한국과 베네수엘라는 주택의 경로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한국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두 차례에 걸쳐 6년간 카라카스 관장을 지낸 베네수엘라통이다. 그는 “베네수엘라는 땅이 넓고 인구가 적다. 자기 집에 대한 애착도 적다. 대개 임대로 산다. 그러니 부동산 투기도 별로 없다. 집값이 크게 오른 건 외환 통제 때문이다. 차베스 집권 이전에는 베네수엘라 볼리바르의 화폐가치가 꽤 높았다. 가정부가 월급 받아 마이애미 휴가를 갈 정도였다. 석윳값이 급등하던 시절이니 모든 게 풍족했고, 집값도 비쌌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문재인 정부 열성 지지자”라며 “차베스가 경제를 망친 건 사실이지만 베네수엘라에 빗대 문재인 정부를 포퓰리즘으로 공격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차베스의 베네수엘라를 베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처럼 포퓰리즘으로 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편 가르기와 가격 통제야말로 차베스식 포퓰리즘의 대표적 특성인데 이 정부 역시 부자와 서민,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집주인과 세입자, 서울과 지방으로 ‘전방위 편가르기’와 임대료 상한제 같은 가격 통제까지 밀어붙이는 중이다.
 
결과는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역시 베네수엘라가 교훈이다. 차베스는 부자들의 빈집을 가난한 사람들이 무단으로 점거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영국 BBC 방송은 지난해 말 “집을 비운 채 고국을 떠난 이들을 위해 집을 대신 관리해주는 직업이 베네수엘라에 성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집을 오래 비워두면 침입자가 무단 점거하거나 정부가 압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집을 대신 관리해줄 사람을 고용한다는 것이다. 아예 한 달에 50~100달러를 받고 빈집을 관리해주는 ‘카사 비바’란 전문 업체까지 생겼다.
 
가격 통제도 작동 불능에 빠졌다. 차베스의 후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부동산 임대료를 45㎡당 월 250볼리바르(당시 환율로 약 40달러)를 넘지 못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당시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과 외환 통제로 달러 가치가 왜곡되면서 웃돈 계약이 성행하는 ‘암시장’이 일반화됐다. 예컨대 카라카스 지역의 임대료는 평당 1만~2만 볼리바르가 보통이고, 많게는 4만~7만 볼리바르, 심지어 10만 볼리바르가 넘는 곳도 수두룩했다고 한다.
 
포퓰리즘은 대개 옳은 질문, 틀린 답을 내놓는다. 서민 주거 안정, 양극화 해소, 주택 복지 확대라는 옳은 질문에 이 정부는 ‘세금과 규제’란 틀린 답을 내놓았다. 시장을 외면한 채 출발부터 비틀린 23차례 부동산 대책의 과정과 결과는 한 줄로 요약 가능하다. 이 정부의 유행어에 빗대면 시작은 편가르기, 과정은 유주택자와의 전쟁, 결과는 양극화 심화요 서민의 빈곤화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뭔가. 
 

조지스트식 부동산 해법은 불가능한 꿈인가

헨리 조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철학은 헨리 조지에 뿌리가 닿아 있다. 노무현 정부 때 종합부동산세 도입을 밀어붙인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얼개를 짠 김수현 전 정책실장도 조지스트로 분류된다. 헨리 조지가 1879년 『진보와 빈곤』을 쓴 것은 당시 미국의 토지 불로소득이 양극화를 부추기고 빈곤층의 가난을 심화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대를 모두 세금으로 거둬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되 땅 위에 지은 집에서 나온 추가 가치는 모두 주택·건물 소유자에게 귀속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윈스턴 처칠, 존 듀이 등이 조지스트였다.
 
헨리 조지의 토지세는 땅에만 세금을 물리고 건물과 주택엔 전혀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는 결이 다르다. 게다가 지대와 건축물의 가치를 분리하기 어렵고 공유지의 비극을 부를 수 있다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세월이 흘러 많은 변종과 대안이 제시됐다. 저명한 조지스트인 에릭 포즈너 시카고 대학교수는 이를 보완한 ‘공동 소유 자기평가세’ 도입을 주장했다. 간략하면 다음과 같다.
 
‘스스로 자기 재산액을 평가해 공개하고 그에 맞춰 세금을 낸다. 가격을 높게 매길수록 세금도 많아진다. 게다가 누구나 공개된 가격보다 한 푼이라도 비싼 값을 지불하면 해당 주택이나 건물을 자기 소유로 할 수 있다. 가격 거품이나 왜곡을 막는 것은 물론 사유제로 인한 독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자원이 더 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숨겨진 자산까지 과세 대상에 잡혀 세수도 늘어난다. 늘어난 세수를 공공재와 빈곤 해결에 쓰면 자본주의가 불러온 불평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래디컬 마켓』)

 
이정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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