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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밀리는 세 가지 이유 역대 선거 나타난 민주당 한계 2017년 이후 선거 연승, 지지층 이완 부동산 실패 조국 사태, 정부 실정 ‘정치 공학’으로 돌파 어려워 더 위중

시사窓/정치

by dobioi 2021. 11. 2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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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해법이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된다. 과거의 경험으로 비추어 현재를 예상해보는 것이라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상황이란 걸 잘 알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예전과 같은 상황일테니, 정말 그러지 말기를 바랄 따름인 것이겠다.

 

정권을 잡고 나서 국민들이 좋아할 만한 정치를 했다면 문제 없겠으나, 그렇지 않고 미심적거나, 의심스럽거나, 안심이 안되다면 다시 재선(?)될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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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는데, 손 안대고 코를 푸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한 것이 무엇인지, 또 집권을 하면 무엇을 할 것 같은 것인지 등을 생각해보면 대략적인 답은 나오는 것 아닐까?

 

지지층이 옅고, 주변에 의해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되면 더 그럴 것이다. 주변인들에게 간단히 의견을 묻고 답을 듣게 되는데, 왠일인지, 예전과 같은 분위기가 아니어서 놀라게 된다. 그래도 언론에 노출되는 건 좀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 뭐가 문제인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밀리는 세 가지 이유

[한겨레S] 성한용의 정치 막전막후위기의 이재명, 그리고 민주당역대 선거에서 나타난 민주당의 한계2017년 이후 선거 연승, 지지층 이완부동산 실패와 조국 사태, 정부 실정‘정치 공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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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밀리는 세 가지 이유

성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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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11-21 09:09

수정 2021-11-21 20:24

 

[한겨레S] 성한용의 정치 막전막후

위기의 이재명, 그리고 민주당

역대 선거에서 나타난 민주당의 한계

2017년 이후 선거 연승, 지지층 이완

부동산 실패와 조국 사태, 정부 실정

‘정치 공학’으로 돌파 어려워 더 위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매타버스(민생버스) 출발을 앞두고 당직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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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괜히 기분이 좋으십니까? 정치 뉴스를 보면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십니까? 당신은 보수 야당 성향의 정치 고관여층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요즘 괜히 우울하십니까? 정치 뉴스를 보면 나라가 걱정되십니까? 당신은 여당 성향의 정치 고관여층이거나 무당층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 살면서 정치와 선거로부터 초연할 수는 없습니다. 선거는 우리가 가진 주권을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라는 선출직 공직자에게 위탁하는 신성한 행사입니다.

 

그런데 행복해야 할 선거가 우리를 불행하게도 합니다. ‘우리 편’이 지면 견딜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한테 당장 무슨 큰일이라도 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은데도 말입니다.

 

웃음기 사라진 민주당과 이 후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전당대회는 10월10일이었습니다. 1주일 전인 10월3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됐습니다. 득표율 과반 논란으로 이낙연 전 대표의 승복 선언이 며칠 늦어졌습니다.

대장동 의혹과 경선 불복 논란으로 발목이 잡힌 이재명 후보의 지지도는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사전에도 없는 ‘역 컨벤션 효과’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전당대회는 11월5일이었습니다. 민심을 반영한 여론조사에서는 홍준표 의원이 10%포인트 차이로 이겼습니다. 책임당원 투표에서 크게 앞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2022년 대선후보 지지도 추이(10월 셋째 주 이후)

 

전당대회 기간 야당 지지층이 과다하게 대표된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졌습니다. ‘컨벤션 효과’와 ‘밴드왜건 효과’가 겹치며 윤석열 후보 지지가 치솟았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얼굴에서 최근 웃음기가 사라졌습니다.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요즘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합니다.

 

내년 대선은 이대로 끝난 것일까요? 그럴 리가요.

 

11월18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 대선 후보 지지도가 있습니다. 윤석열 36%, 이재명 35%, 안철수 5%, 심상정 4% 순이었습니다.

1주일 전에는 윤석열 39%, 이재명 32%, 안철수 5%, 심상정 5%였습니다. 윤석열-이재명 후보 격차가 7%포인트에서 표본오차 이내인 1%포인트로 확 줄어든 것입니다.

 

11월19일 발표한 한국갤럽 대선 후보 지지도는 윤석열 42%, 이재명 31%, 안철수 7%, 심상정 5%였습니다. 한국갤럽 한달 전 조사에서는 이재명 34%, 윤석열 31%, 안철수 9%, 심상정 7% 순이었습니다.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보시면 됩니다.

 

전국지표조사와 한국갤럽 사례로 알 수 있듯이 꽤 큰 규모의 여론조사 수치도 이처럼 널뛰기를 하는 모양새입니다. 여론조사 추이는 앞으로 계속 살펴봐야겠지만, 내년 대선에서 누가 이길지 지금은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전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런데도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의원들의 표정이 영 좋지 않은 이유가 뭘까요?

 

내년 대선에서 질 것 같다는 불안감 때문일 것입니다. 불안감의 실체는 뭘까요?

 

여론조사로 잡히지 않는 민심의 흐름이 있습니다.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정치공학만으로 돌파 어려운 지경

 

바닥 민심에 밝은 민주당 사람들에게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밀리는 ‘진짜 이유’를 집중적으로 물어봤습니다. 대략 세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민주당의 근본적 한계입니다.

많은 사람이 더불어민주당을 이제는 대한민국의 주류 기득권 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 선거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은 김대중 대통령을 지지했던 호남과 재야,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의 40대 개혁·진보 성향 유권자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힘만으로는 전국선거 승리가 불가능합니다. 다른 세력과의 연합이나, 경쟁 상대인 보수 기득권 세력의 자멸이라는 조건이 언제나 필요했습니다.

 

1997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유신 본당’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지역 및 이념 연합을 했습니다. 여당 경선에서 패배한 이인제 후보가 출마해서 보수 야당 표를 갈라쳤습니다. 그러고도 겨우 1.53%포인트 이겼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18일 오전 ‘에스비에스 디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에스비에스 프리즘타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2002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와 단일화해서 2.33%포인트 이겼습니다. 2012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했기 때문에 박근혜 후보를 추격할 수 있었습니다. 3.53%포인트 차이로 졌습니다. 단일화가 없었으면 더 크게 졌을 것입니다.

 

2004년 총선 열린우리당 승리, 2016년 총선 더불어민주당 승리, 2017년 대선 문재인 후보 승리는 ‘손님 실수’ 덕분이었습니다.

 

결국 그동안 민주당 사람들이 내심 믿었던 ‘2022년 대선 필승론’ 자체가 비현실적인 착각이었다는 것입니다. 2018년 북-미 정상회담 와중에 치러진 지방선거, 2020년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치러진 21대 총선 압승이 이런 착각을 더욱 부추겼습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이 이끈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팀은 세계 최고 수준의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차례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습니다. 매 경기가 사실은 기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축구 실력이 진짜 세계 4위 수준이었을까요? 어림도 없는 얘깁니다.

 

2016년 이후 민주당의 전국선거 연전연승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민주당의 진짜 실력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둘째, 지지층 이완입니다.

해원(解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한을 푼다는 의미입니다. 호남이 당한 지역 차별의 한은 19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으로 어느 정도 풀렸습니다.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의 한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당선, 그리고 적폐청산 수사에 따른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구속으로 어느 정도 풀렸습니다.

 

반면에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열성 지지층과 보수 기득권 세력의 원한은 그동안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복수에 얼마나 눈이 멀었으면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을 자신들의 대선 후보로 선택했겠습니까?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요?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정동영 후보가 겨뤘습니다. ‘10년 집권’으로 배가 부른 민주당 지지층은 투표장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인 63.0%까지 떨어졌습니다. 두 후보의 득표율 격차는 무려 22.53%포인트였습니다.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의 비극은 사실 여기서 비롯됐습니다. 10여년이 지났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은 그때 그 일을 다시 잊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셋째, 문재인 정부의 잘못입니다.

선거는 정치인과 정당에 권력을 위임하는 절차인 동시에 책임을 묻는 절차이기도 합니다. 정치를 잘못하면 심판을 받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2018년 지방선거 압승 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참모들에게 “우리가 받았던 높은 지지는 한편으로는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두려운 것”이라며, ‘유능’, ‘도덕성’, ‘겸손한 태도’ 세가지를 당부했습니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유능이 무너졌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 등으로 도덕성이 무너졌습니다. 솥을 받친 세개의 돌 가운데 두개가 무너지면 그 솥에 밥을 짓기가 어렵게 됩니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맞닥뜨린 세가지 난제는 정치 공학이나 선거 기술로 돌파할 수 없을 정도로 본질적인 부분입니다. 지금의 위기가 그래서 위중하다는 것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을 관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흔들리는 지역연합과 세대동맹

 

아무튼 민주당의 본질적 한계, 지지층 이완,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가 어렵게 쌓아 올린 지역연합, 세대동맹이 흔들거리고 있습니다.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은 이재명 후보보다는 윤석열 후보에게 호의적입니다. 2030 유권자들은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에 마음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맞은 위기의 원인을 짚어보는 것과 내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이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입니다.

 

선거는 마지막 순간의 열정(passion)과 유행(fashion)이 승패를 좌우합니다. 역량(비르투)과 행운(포르투나)이 교차하며 온갖 조화를 일으키는 곳이 바로 정치의 영역입니다.

 

1997년, 2002년, 2012년 대선은 선거 전날까지 승패를 알 수 없었습니다. 1996년, 2000년, 2012년, 2016년, 2020년 총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기는 ‘다이내믹 코리아’입니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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